HD현대일렉 '막내의 반란'…맏형 한국조선 시총 첫 추월

입력 2024-04-18 18:27   수정 2024-04-19 01:59

변압기 등 전력기기 부문은 HD현대에서 오랜 기간 존재감 없는 ‘막내’ 사업부였다. 주력인 조선(현대중공업)과 정유(HD현대오일뱅크)에 비해 매출, 영업이익 모두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. 2017년 5월 HD현대일렉트릭으로 독립했을 때는 “변압기 시장도 좋지 않은데 독자생존이 가능할까”란 우려마저 나올 정도였다.

당시 시가총액이 이 모든 걸 말해줬다. HD현대일렉트릭의 상장 직후 시총은 6000억원 수준으로 현대중공업(현 HD한국조선해양) 9조3000억원의 10분의 1도 안 됐다.

이랬던 HD현대일렉트릭이 시총에서 사상 처음 HD한국조선해양을 눌렀다. ‘인공지능(AI) 붐’으로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.
○올 들어서만 3배 올라

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2만6000원(12.21%) 오른 23만9000원에 마감했다. 시총은 8조6153억원으로 이날 6.32% 오른 HD한국조선해양(8조4503억원)을 앞섰다.

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올 들어 190.7% 올랐다. 1만원 안팎이던 조석 사장 취임 시점(2019년 12월)과 비교하면 23배 뛰었다. ‘전기 먹는 하마’로 불리는 AI 서버가 미국 등 세계 곳곳에 들어서면서 변압기 수요가 폭증해서다. 여기에 20~30년 전에 설치한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더해지면서 변압기는 지금 주문해도 5년을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정도로 ‘없어서 못 파는’ 시장이 됐다. 이 덕분에 HD현대일렉트릭은 제조업체론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(지난해 11.6%)을 기록하고 매출은 연 20% 이상 뛰고 있다.

반면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올초보다 1.2% 빠졌다. 선박 수주는 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수익성이 제자리걸음하고 있어서다.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·삼호·미포 등 조선 3사의 지주회사로 그룹의 ‘맏형’이다. 조선업 호황기던 2011년에는 시총이 35조원에 달하는 블루칩이었다.
○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
업계에선 HD현대일렉트릭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. 매출의 60%를 차지하는 전력기기 호황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. 이유는 간단하다. 변압기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. AI 서버 수요에 전기를 많이 쓰는 반도체 공장과 전기차 공장 신설도 줄을 잇고 있어서다.

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“부가가치가 높은 초고압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HD현대일렉트릭과 제너럴일렉트릭(GE), 지멘스 등 일부에 불과하다”며 “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”이라고 말했다.

조 사장의 공격 경영도 ‘HD현대일렉트릭 전성시대’에 한몫했다. 조 사장은 변압기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증설 작업을 해왔다. 또 무작정 수주를 늘리는 대신 돈이 되는 물량을 선별적으로 수주했다. 호황기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게 증권가 평가다.

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. 회사 관계자는 “2028~2029년 납품 주문을 받고 있다”며 “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하고 있어 한동안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”이라고 내다봤다.

김우섭 기자 duter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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